‘신인왕은 드래프트 순서가 아니잖아요!’
신인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현대캐피탈 임시형과 현대건설 양효진이 신인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4순위로 지명됐다. 배구팬들의 관심은 단연 신인 최대어였던 김요한(LIG손해보험)과 배유나(GS칼텍스)에게 쏠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임시형과 양효진이 군계일학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왼쪽 날개 임시형은 지난 29일 현재 140득점을 기록해 신인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2m 거인 김요한(65득점)이 수비가 약하다는 이유로 ‘반쪽 선수’로 전락한 반면 인하대 동기 임시형(190㎝)은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대학 최고 거포로 명성을 날렸던 김요한과 그의 빛에 가렸던 임시형의 처지가 불과 세 달 만에 바뀐 셈이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김요한이 신체조건은 훌륭하지만 실력이 여물지 않았다면 임시형은 키 작은 단점을 실력으로 극복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대학에서는 공격만 잘해도 주전으로 뛸 수 있지만 프로에서는 다르다”면서 “대학 선수들에게 수비 훈련도 열심히 하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자부에서도 4순위로 입단한 양효진이 돋보인다. 양효진(277점)은 1순위 배유나(285점), 도로공사 하준임(245점)과 함께 신인으로선 보기 드물게 주전을 꿰찼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은 “선수의 경기력만 보면 양효진이 조금 앞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팀 성적은 약점이다. 현대건설(양효진)은 꼴찌지만 GS칼텍스(배유나)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신인왕은 드래프트 순서가 아니다”고 외치는 임시형과 양효진이 프로에서는 ‘이름값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