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이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민주당 선두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공격하면서 대선 본선을 향한 공화당의 전면적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공화당의 최고 권력 핵심이 오바마 의원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오바마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3월4일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오바마 의원의 당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대한 ‘간접 지원 효과’로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오바마 의원의 대세론에 제동을 걸어 민주당이 최종 대선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분열, 장기간 표류하는 상황을 조장하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쿠바, 이란, 북한 등 적대국 지도자들과 조건없이 만나겠다고 한 오바마 의원의 외교 정책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부시 대통령은 쿠바를 예로 들어 “대화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라울 카스트로와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를 만난다면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억압해온 그에게 엄청난 위상을 부여해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라울은 미 대통령을 만난 이후 미국이 자신을 인정했다고 떠벌리고 다닐 것”이라며 “그것은 심각한 역효과를 낳고 우리의 우방들을 놀라게 할 뿐만 아니라 미 외교 정책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시 대통령은 오바마 의원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수정을 시사한 데 대해서도 “자신의 국내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간 협정을 일방적으로 번복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매케인 의원은 오바마 의원이 “이라크 미군을 철수시켰다가 이라크에 알 카에다가 세력을 구축할 경우, 다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아 “오바마 의원은 미군의 최고사령관이 될 준비가 안 돼있다”며 이틀째 거센 공세를 이어갔다.
매케인 의원은“이라크에는 이미 알 카에다 세력이 있다”고 전제,“오바마 의원의 주장은 이라크를 알 카에다에게 넘겨주자는 것”이라며 이라크전 등 국가안보 문제에서 오바마 의원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과 매케인 의원의 협공은 공화당이 대선 본선에서도 외교ㆍ안보 문제를 중심축으로 삼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은 2월 한달 동안 3,500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 1월 모금액의 2배를 웃도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으나 오바마 의원은 2월에 이보다 더 많은 5,00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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