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ㆍ마틴 프로벤슨 지음/ 북뱅크 발행ㆍ57쪽ㆍ1만6,000원
아이들과 동물은 떼어놓을 수 없는 단짝친구다. 동물들을 의인화해 설명하는 방법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 그림책은 허드슨강이 흐르는 뉴욕주 스태츠버그라는 작은마을의 단풍나무언덕 농장에서 개, 말, 돼지, 거위, 닭, 소, 염소, 양, 고양이 등과 함께 산 부부작가 앨리스(90)와 마틴 프로벤슨(1916~1987)이 글과 그림을 나누어 꾸민 것이다. 세밀한 관찰력과 위트 넘치는 표현으로 교육적 목적을 만족시켜주는 것은 물론 재미와 감동도 선사한다.
아이의 시선으로 관찰한 동물농장의 동물에 대한 묘사는 보고 또 보고 싶을 정도로 절묘하다. “말을 탈 때는 조심해야 해요. 종이쪽지 하나만 펄럭거려도 겁을 내니까요”라며 겉보기와 달리 겁이 많은 말의 특징을 간파하고, 고집만 세다는 선입관이 씌워진 염소에 대해서는 “디어(염소이름)는 젖을 내줘요. 자기 아기가 있을 때만 빼고요. 디어는 아이들을 좋아해요.
아이들을 보고 웃는 것 같아요”라고 장점을 찾아 묘사한다. 양의 모성애에 대한 설명인 “일레븐(양의 이름)은 아기 양들을 참 잘 보살펴요. 아기들에게 좋은 엄마지요.
자기 털에는 꽃이 다닥다닥 붙어있어도 아이들은 깨끗이 씻겨요” 같은 표현은 슬그머니 웃음을 짓게 한다. 관찰의 방법, 절묘한 표현법을 익히도록 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유명한 콘 플레이크인 캘로그사 제품포장에 그려진 ‘호랑이’ 그림의 원작자인 이들 부부의 실력이 농익은 삽화가 큰 판형의 책을 아기자기하게 수놓는다. 1974년 작.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