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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중국 등 '철의장막' 그들의 음악이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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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중국 등 '철의장막' 그들의 음악이 걷어냈다

입력
2008.02.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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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26일 평양 공연에 이어 북한 정부가 영국 록스타 에릭 클랩튼을 초청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28일 “그가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북한에서 공연하는 첫 번째 서양 록스타가 될 것”이라고 전한 뒤 ‘세상을 바꾼 음악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소련 중국 쿠바 등 폐쇄 국가들을 처음 방문해 공연을 했던 서양 팝스타들을 소개했다.

■ 1978년 보니엠의 모스크바 공연

<리버스 오브 바빌론> <라스푸틴> 등 수많은 인기곡을 남기며 1970년대 후반 디스코 열풍을 주도한 4인조 그룹 보니엠은 78년 서양 대중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철의 장막’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감행했다. 유럽이나 미국은 물론 소련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보니엠의 공연 티켓을 구하기 위해 10만명이 넘는 팬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다음해 영국 팝스타 엘튼 존도 모스크바에서 공연했다.

■ 1985년 왬! 중국 공연

조지 마이클이란 스타를 배출한 영국 팝 듀오 왬!(WHAM!)은 매니저 사이먼 네이피어-벨의 적극적인 로비 덕에 85년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공연한 서양 팝스타가 됐다. 당시 중국은 폐쇄적인 공산주의 국가였다. 매니저는 공연 허가를 얻기 위해 무려 143명의 중국 공무원과 관료들과 접촉해 로비를 벌였다. 왬은 베이징 인민경기장을 메운 1만5,000명의 중국 팬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 아래층에 있던 팬들은 비밀경찰을 두려워한 때문인지 표정없는 얼굴로 공연을 지켜보기만 했다.

■ 1989년 데이비드 핫셀호프의 베를린 공연

<전격 z작전> 이란 미국 TV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훨씬 더 익숙한 배우 데이비드 핫셀호프는 가수로도 활동했다. 그는 89년 6월 <자유를 찾아서> 라는 독일어 노래를 영어로 번안해 부르면서 독일에서도 수주간 차트 1위에 머무는 등 대단한 호응을 얻었다.

89년 11월 9일 베를린장벽이 붕괴되자 독일 당국은 이를 경축하며 대대적인 새해 전야제를 준비했다. 이 행사에 초대된 그는 12월 마지막 날 자정 수백만명의 팬들 앞에서 평생 잊지 못할 공연을 펼쳤다.

■ 2001년 매닉 스트리트 브리쳐스의 아바나 공연

최근 권좌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애초 서양 음악을 “퇴폐적”이라고 비난했지만, 미국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음악가들은 이 원칙에서 제외했다. 덕분에 2001년 2월 웨일즈 밴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쿠바 공연이 이뤄졌다.

카스트로는 공연 도중 미국으로 밀입국했다가 쿠바로 송환돼 세계인의 관심을 모은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를 주제로 한 곡 <베이비 엘리안> 을 들은 후 기립박수를 보냈다.

■ 2007년 엔리케 이글레시아스의 다마스쿠스 공연

스페인 출신 가수 엔리케 이글레시아스는 지난해 7월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한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1만여명의 팬들 앞에서 열정적 공연을 펼쳤다. 다마스쿠스 시장은 특별한 야외 공연장까지 만들어 그를 환대했다.

외국 유명 가수가 시리아에서 공연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었지만, 그는 당시 자신의 방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고 후세 술회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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