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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체크하세요/ 주부들 인터넷 이용후기, 호텔 등 매출 좌우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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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체크하세요/ 주부들 인터넷 이용후기, 호텔 등 매출 좌우 큰 영향

입력
2008.02.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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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ID)="결혼기념일 겸 생일 겸 해서 OO호텔 강남을 다녀왔습니다. 신라호텔 패키지를 가려다 OO호텔이 저렴한 것 같아 이용했는데… 방도 작고 침대와 베개도 불편하고, TV도 구형. 게다가 방음시설 안 좋습니다.

옆방 말하는 소리, 문 여닫는 소리까지 다 들립니다. 아이 둘 맡기고 몇 년 만에 푹 쉬러 갔었는데, 그닥 편지 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담에 또 기념할 일이 있다면 좀 더 투자해서 특급호텔로 가는 게 좋을 듯…."

unidong7= "싸게 갈 기회가 있어 약간 망설였는데… 님 후기 보니까 안 가길 잘 했나봐여-.-;"

키디= "16세 이하의 아이들과 갈 경우 가격대비 메리트는 있는데…. 16세 이하 자녀 2명까지 조식, 수영장 무료거든요. 참고하세요~"…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 '아이와 함께 여행을'(cafe.naver.com/travelwithkids)은 이처럼 자녀를 둔 주부들의 호텔 이용후기들로 가득하다.

아주머니들의 일상적인 '수다'처럼 보이지만, 호텔업계에서는 이곳의 게시물 하나하나를 예의 주시한다. 이곳에 올라간 후기 하나가 호텔의 관련 패키지 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 뿐 아니라 각 업종에서 주부들의 '후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인터넷에 올리는 후기는 매우 꼼꼼해서 업계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주부 특유의 입 소문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기 때문에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주부들의 후기를 주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거나 아예 주부 모니터 요원을 직접 선발하는 추세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이라는 카페는 호텔업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사이트다. 주부를 중심으로 이곳 회원수는 무려 2만7,299명. 전국 어느 호텔도 이들의 입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방대한 후기를 자랑한다. 후기내용은 가격부터 서비스, 심지어 욕실 수도꼭지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꼼꼼함' 그 자체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새 패키지가 나오면 어느새 관련 후기가 사이트에 올라와있다"며 "호텔업계에 종사하는 나도 여행을 갈 때면 이 사이트에 와서 검색하곤 한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는 주부들의 후기 커뮤니티가 더욱 활발하다. 포털 다음에 개설된 '닥터윤주의 화장품나라'(cafe.daum.net/cosmetic1), '화장발'(cafe.daum.net/dalgun2n), 싸이월드의 '유리거울'(cosmeholic.cyworld.com), '코스인사이드'(www.cosinside.com), '페수닷컴'(www.pesoo.com) 등이 업계에서 주시하는 주부 커뮤니티다.

이곳의 이용후기는 업계의 제품정책을 바꾸기도 한다. 2006년 한정상품으로 선보였던 라네즈의 '메이크업 브라이터'의 경우, 다음 카페 '화장발'에서 입소문을 탄 끝에 단종됐던 제품이 작년 상반기에 정규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제품을 꼼꼼히 써보고 평가한 주부들의 후기는 온라인상에서 구전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기업도 신제품을 출시할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 먼저 샘플을 제공하고 품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네이버 카페 '맛의 진미 요리천국'(cafe.naver.com/nawayo.cafe)이 잘 알려져 있다. 회원수는 무려 22만7,000여명에 이른다. CJ 관계자는 "이곳 게시물은 많은 블로거들이 스크랩해가면서 네이버 검색에도 많이 노출된다"면서 "식품업체에서는 이곳에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함으로써 상당한 홍보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그밖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www.consumernews.co.kr)은 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올린 후기가 많아, 업계에서도 위기관리 차원에서 주목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식품ㆍ유통업계의 주부모니터 붐이 일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다음달 16일까지 주부 모니터 요원 '마담슈머'를 선발하며, CJ홈쇼핑 농심 청정원 등도 올 4~5월 주부 모니터 요원을 뽑을 계획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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