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앞둔 정영환 할아버지 대학 새내기 되다
팔순을 한해 앞둔 할아버지가 대학 새내기가 됐다.
올해 대구산업정보대 호텔관광계열 08학번 신입생이 된 정영환(79ㆍ대구 수성구 만촌동)씨. 28일 자식, 손주들의 축하속에 입학식을 치른 정씨는 2006년 2회 고입과 2007년 8월 고졸 검정시험에서도 전국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떨쳤다.
그를 만학의 꿈으로 이끌게 한 것은 2011년 열리는 대구세계육상대회에서 일어 통역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이다.
고졸 검정고시 합격한 지난 해 10월 집에서 가까운 대구산업정보대 수시 2학기 특별전형에 응시한 정씨는 “합격 소식을 듣고 곧바로 서점에서 일본어 1급 능력시험대비 수험서를 구입, 지금도 하루에 2, 3시간씩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검정고시를 위해 야학에 다닐 때도 젊은이들과 잘 어울려 지냈다”며 “대학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과제물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제출할 때 문서 작성이 서툴러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화도에서 태어난 정씨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후 곧장 생업에 뛰어들었다. 6ㆍ25 한국전쟁때는 철원 백마고지에서 소대장으로 작전을 수행하며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다. 혁혁한 공을 세워 충무무궁훈장을 받은 그는 1976년 28년의 군생활을 중령으로 예편한 후 세탁과 부동산중개 등을 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주위에서는 손자 손녀뻘되는 학생들과 같이 대학다니는 것을 많이 우려하지만 늦게나마 원없이 공부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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