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의 선두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비리 폭로와 인종 갈등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오바마 의원과 부패한 개발업자 토니 레즈코 및 이라크 출신 사기혐의 사업가 나드미 아우치와의 부적절한 거래를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간 인디펜던트가 영국의 흑인 지도자를 인용, “오바마 의원이 미국 대통령이 되면 인종갈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평등 및 인권위원회’ 위원장인 흑인 트레버 필립스는 “오바마 의원은 백인의 도발이 없을 경우, 먼저 나서서 인종문제를 이슈화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인종통합 시기의 도래를 오히려 지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립스는 그 이유에 대해 “오바마 의원은 (인종문제에 관한 한) 도전해서 문제를 풀려는 쪽이 아니라 백인과 타협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필립스는 나아가 “오바마 의원이 백악관 주인이 되면 미국인에게 인종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환상을 심어줄 것”이라며 “미국 백인은 흑인을 노예로 부렸던 사실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지만 ‘오바마 효과’로 그러한 죄의식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는 오바마 의원이 흑인을 대변하고 있지 않으며 거꾸로 백인과 ‘야합’하는 길을 통해 미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영국 발 비판은 오바마 의원이 미국 내에서 대세론을 확산하며 백인 남성 뿐 아니라 백인 여성 사이에서도 지지세를 넓혀 인종문제를 이미 극복했다고 평가받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영국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미국의 뿌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영국인이 미국인보다 ‘대통령 오바마’에 대해 더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인 대부분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보다 오바마 의원을 지지한 반면, 유독 영국에서는 힐러리 의원 지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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