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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라디오시대'

입력
2008.02.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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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 9년간 2만여명이 117억원 성금

MBC 표준FM(95.9MHz) <지금은 라디오 시대> (연출 황종현)의 제작진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9년간 117억 여원의 성금을 모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금은 라디오 시대> 측은 지난 1996년부터 매주 수요일 고정 코너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를 통해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소개하고 모금 활동을 벌여왔다. 제작진은 성금의 규모가 커지자 1999년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을 잡고 체계적으로 모금과 기부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자료에 따르면 함께 모금 운동을 시작한 1999년 이후 9년간 집계된 총 성금은 117억 여원이다. 정확한 수치가 집계되지 않은 1996년~1998년의 성금을 감안하면 총 성금은 사실상 117억 원을 훨씬 웃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9년간 총 기부자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 이중 681명은 매월 정기기부를 하고 있고 있다. 지난 2007년 한해 동안에는 총 54건의 사연이 소개돼 12억 원의 성금이 걷혔고, 63명의 이웃에게 치료비와 장학금 등이 지원됐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코너는 <지금은 라디오 시대> 의 초대 진행자인 이종환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황종현 PD는 당시 조연출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황종현 PD는 “당시는 라디오 모금이 생소할 때였다. 초기에는 한 주에 2억 원 정도가 모금될 정도였다. 최근에는 평균 3,000만원 정도 모금된다”고 말했다.

연예인들도 <지금은 라디오 시대> 의 모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인 김제동은 지난 2006년 말 1억 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진행을 맡고 있는 가수 조영남과 방송인 최유라는 자동 이체를 통해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황종현 PD는 “김제동의 경우 이동 중에 라디오 방송을 듣고 기부를 하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12년 동안 이웃을 돕다 보니 울고 웃는 일도 많다. 기부금을 지원 받아 치료를 마친 수혜자들은 건강을 되찾고 열심히 살고 있다며 종종 편지를 보내 온다. 치료를 받았지만 유명을 달리한 이도 있다. 황종현 PD는 “좋은 소식, 기쁜 소식은 방송을 통해 전하지만 슬픈 소식은 알릴 수도 없다. 치료비를 지원 받았지만 돌아가신 분들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황종현 PD는 이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기꺼이 쌈짓돈을 내주신 애청자 여러분께 항상 감사드린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직 우리 사회에 온정이 식지 않았음을 새삼 느낀다”며 감사를 전했다.

12년 세월 동안 선행을 펼쳐온 <지금은 라디오 시대> 는 지난해 열린 ‘희망 2007 이웃사랑 유공자 포상수여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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