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약 8억9,900만유로(한화 약 1조2,73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27일 보도했다. 이번에 부과된 벌금은 2004년 반독점 조치를 따르지 않아 내려진 것으로, EU가 단일 기업에 취한 조치로 최대 규모다.
MS가 2004년 이후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적인 위치를 남용,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부과 받은 7억7,800만유로의 벌금을 포함, EU가 부과한 MS의 벌금 규모는 총 16억7,700억유로로 늘어났다. EU는 MS가 자사의 운도 운영체제(OS)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는 경쟁사들에 과다하게 높은 로열티를 책정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닐리 크뢰스 EU 집행위 경쟁담당위원은 “MS는 EU의 반독점 조치를 준수하지 않아 벌금을 부과 된 최초의 기업”이라며 “오늘 결정으로 MS의 EU 반독점 조치에 대한 불응이 마무리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MS는 즉각 “이번 조치는 과거에 이미 해결된 문제와 관련한 것”이라며 “MS는 이미 경쟁사들에 기술 정보를 공개하는 등 EU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EU 집행위는 2004년과 2006년에도 MS가 윈도에 자사의 프로그램들을 끼워 팔면서 OS 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각 4억9,700만유로와 2억8,05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MS는 인터페이스 문서를 경쟁사의 개발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하고, 자사 제품이 경쟁사의 제품들과 보다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을 명령 받았다. 그러나 MS는 3년여 동안 고율의 특허료를 고수하면서 EU의 조치에 불복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EU 1심 법원은 “MS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점이 인정된다”며 집행위의 손을 들어줬다. MS는 항소를 포기하고 자사제품의 기술 정보를 공개하면서 EU의 추가적인 벌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MS는 21일 자사 제품의 모든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공개, 3만쪽에 달하는 기술 문서 공개 등을 내세우며 타사의 소프트웨어와 상호운용성과 기술 공개를 강조했으나, 결국 이 같은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당시 MS는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 레이 오지 CSA, 밥 머글리아 수석 부사장 등 핵심 임원들이 직접 나서 “핵심 소프트웨어 일부 기술 정보를 대거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며 “MS의 오피스 같은 소프트웨어가 오히려 경쟁사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