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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어린이집서 '온종일' 童心은 가족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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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어린이집서 '온종일' 童心은 가족이 그립다

입력
2008.02.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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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까지 남아있는 아이들이 안스러워 죽겠어요." 며칠 전 만난 보육교사인 제자의 하소연이다.

시간연장 보육이 실시되자 처음에는 꼭 필요한 부모만 이용했다가, 점점 아이에게 저녁을 먹이기 위해서, 혹은 조금 느긋한 퇴근시간을 갖기 위해 시간연장보육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아무리 좋은 환경을 갖춘들 가족과 화목한 저녁시간을 갖는 것만은 못하고, 비싼 수입교구로 공부하는 것이 형제자매와 이불 위에서 레슬링하며 노는 것만 못한 것 같다는 것이 제자 교사의 생각이다.

현재 정부는 여성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야근을 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의 보육시간을 확대하겠다는 소위 '시간연장보육'을 확대 실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보육 시설 5,496개 중 587곳에서 진행하는 시간 연장 보육 서비스를 2010년 까지 전체의 40%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 역시 올해 144억여원을 지원, 지난해 530곳이던 시간연장형 보육시설을 모두 724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간연장보육'의 실시는 물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6세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5%의 여성이 아이 때문에 야간근무와 회식 참석에 지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출근 전과 퇴근 후 자녀를 주로 돌보는 사람은 78%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엄마와 근로자라는 이중 역할에 따른 여성들의 고통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

대개 영유아를 키우는 맞벌이 엄마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한다. 아침 식사 준비하랴, 아이 깨워 씻기고 어린이집 보낼 준비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작 자신은 입술 찍고 화장할 시간도 없다.

어떤 날은 자는 아이를 업어서 등원시킨다. 그러니 저녁 7시나 되어야 만나는 부모의 얼굴이 너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때부터 엄마, 아빠와 같이 보내는 저녁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보낸 10시간보다 더 소중하다.

아이들은 최소한의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낼 권리가 있다. 또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아이들을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로 자라게 만든다.

이제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 풍토, 가정을 지키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노동환경, 양육에 대한 영유아 권리 측면에서의 이해, 양성평등적 시각 등을 함께 고려해 바람직한 보육정책을 만들 때다. 영유아의 권리는 밥과 장난감, 그 이상이다.

양옥승 한국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덕성여대 교수

<저작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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