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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성운동상 '정대협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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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성운동상 '정대협 수요시위'

입력
2008.02.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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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시위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여성 권익과 풀뿌리 여성운동 활성화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제20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7일 프레스센터 수상자 발표회장에 나온 최장기 수요시위 참가자 이용수(81) 할머니는 “그 오랜 기간 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모든 여성들이 장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역사의 증인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대통령이 사죄를 요구하지 않겠다니 말이 됩니까.” 이 할머니는 새 정부가 일본에 과거사 사죄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데 대해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15세에 대만의 가미가제 부대에 끌려 갔어요. 절대 잊을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과거이고 현재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덮겠다니요. 대통령이 국민의 아픔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정대협 수요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끌어내기 위해 1992년 1월 8일 처음 시작된 이래 16년 동안 단 한 주일도 쉬지 않고 802회째 열렸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는 전쟁의 피해자가 당당하게 운동의 주체가 된 여성인권운동의 대명사이자, 평화와 여성인권교육의 장으로 ‘살아있는 역사교과서’ 역할을 해온 것이 높이 평가 받았다. 600회차 때 이미 기네스북 등재를 권유받았을 만큼 단일 주제를 내세운 세계 최장기 시위다. 일본과 미국 캐나다 등의 해외여행 안내서에는 서울에 가면 꼭 참가해볼 만한 행사로 소개되는 등, 평화와 인권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국내외 연대의 장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수요시위를 이끌어온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수요시위가 중요 여성인권운동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인정받는 기회라 기쁘다”며 “일본 정부가 법적으로 책임질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2008년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 & 걸림돌’ 선정자도 발표했다. 성평등에 기여한 디딤돌 부문에는 국방부의 강제퇴역 처분에 맞서 복직 판결을 받아낸 피우진 중령, 부당 해고에 맞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전원 고용 보장을 이끌어낸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 청각장애인들의 교육권과 인권 향상에 기여한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가 선정됐다. 걸림돌에는 여성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 신정아씨 사건 당시 누드사진을 게재한 문화일보 편집국장, 군 가산점 부활안을 발의한 고조흥 한나라당 의원 등이 선정됐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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