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 장관 내정자의 부인이 2005년부터 3년간 수억원대의 수익을 본 일본 국채를 두고 말이 많다. 일반 채권과는 다른 희한한 수익 구조 때문이다.
채권의 수익 구조는 크게 금리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과 채권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만약 투자자가 금리 7%의 3년 만기 채권에 투자했다면 3년 동안 연간 7%의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일본은 제로 금리에 가까웠기 때문에 채권 금리를 염두에 두고 투자했다고 볼 수 없다.
또 유 장관 부인이 투자했을 당시에는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을 벗어나 경제가 기지개를 켜는 상황이었던지라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값 상승을 노렸다고도 해석하기도 힘들다. 경제가 좋아지면 금리는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
그렇다면 일본 국채의 수익은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환차익이다. 만약 원엔 환율이 1엔당 700원인데 3개월 후에 750원으로 치솟는다면 앉아서 엔당 50원을 벌수 있는 구조를 이용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환차익은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데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아니어서 일본 국채는 최고의 재테크 상품으로 통했다.
시중 은행 한 PB는 "당시는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서 엔화가 강세를 띠던 시기라 증권사에게 현금 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들을 상대로 '3개월에 3%의 수익를 보장해 준다'는 식으로 엔화 국채를 판매했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세금까지 없어서 알음알음 잘 팔렸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후 엔 스왑 예금 등 유사 상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국세청이 최근 이들 상품군을 파생상품으로 간주, 과세방침을 밝히자 엔화 국채투자도 점차 시들해졌다는 것이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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