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쌀을 제외하면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식량 안보' 차원에서 자급률을 높여야 하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7일 농림부에 따르면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06년 기준으로 2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곡물에서 사료를 제외한 식량자급률은 53.6%이고, 자급률이 100%를 오르내리는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은 농림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하고 있지 않지만 5%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곡물자급률은 2004년 26.9%까지 낮아진 이후 그나마 소폭 회복한 것이지만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29.1%)은 OECD 국가 중 3번째로 낮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호주 280%, 프랑스 191%, 캐나다 164%에 크게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공업국인 독일 126%, 스웨덴 120%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농림부가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대책은 전무한 형편이다. 국산 곡물에 대한 수요가 불확실하고 국내에서 곡물을 재배하더라도 곡물가격이 비싸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국제곡물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 재고가 쌓일 위험성도 높다.
농림부는 국제곡물가격 급등, 재고 부족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도 역시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책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판단 하에 곡물 물량 확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농림부 정학수 차관보는 "국내 재고량이 어느 수준이하로 떨어지면 어떤 행동을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운천 농림부장관 내정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곡물가격 급등 대비책으로 청보리 재배와 해외 자원개발을 언급했다. 정 내정자는"놀고 있는 논에 한우 사료용 곡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청보리를 재배, 수입 곡물을 대체하고 민간 부문과 협력해 해외 농장 개발을 통해 곡물을 조달하는 방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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