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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노믹스, 또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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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노믹스, 또 한발 물러섰다

입력
2008.0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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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27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는 새 정부 경제 정책의 심판장이나 다름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그의 이력에서 예고됐던 것이기도 하다.

강 후보자는 대선 때 '7ㆍ4ㆍ7'(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등 핵심 공약을 입안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경제 분야 국정 과제를 다듬은 데 이어 새 정부 경제팀의 수장 역할을 맡게 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규제 완화와 감세,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MB노믹스'의 요체를 줄곧 강조했지만, 또 다시 성장률 목표는 한 발 후퇴했다. 강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밝힌 'MB노믹스'의 청사진과 과제 등을 짚어봤다.

성장률 목표 다시 후퇴

강 후보자는 여ㆍ야 의원을 막론하고 집중 포화를 날린 성장률 목표(올해 6%, 임기 중 평균 7%)에 대해, "6%를 고집하기 보다는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물러섰다.

그는 "경부고속도로를 닦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비전과 목표는 경우에 따라 실패할 수 있지만, 목표가 없을 때보다 성과가 좋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인수위 활동을 같이 했던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올해 6%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없느냐"고 다그치자, "일은 자신감 있게 하겠지만, 예측은 냉철하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올해 6% 성장률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던 강 후보자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6% 성장률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임을 시인한 것이다.

그는 '세계 7대 강국 도약' 공약에 대해서도 꼬리를 내렸다. "도무지 불가능한 목표"라는 의원들의 공세에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라고 얼버무렸다.

대외 환경 악화가 배경

이 같은 후퇴의 배경은 역시 대외 여건 악화다. 강 후보자는 "미국 성장률이 1.2%밖에 안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악화하는 등 여건이 보다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직접적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미국 경제의 하강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관이 되면 현재 경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서 국민들에게 실상을 소상히 밝히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인위적 경기 부양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적자재정을 초래하거나, 경쟁 국가에서 하지 않는 정책까지 도입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그가 내놓은 최우선 해법은 일자리 창출이다.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도 활성화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론 인플레가 최대 과제

당장의 최대 현안은 물가 오름세를 잡는 것이다. 강 후보자는 "라면 값 인상 등으로 서민 부담이 커진 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도 우려를 표시했다"며 "유통구조 문제 등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물가 부담을 최대한 줄이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재정경제부가 유류세를 10% 낮추기 위한 절차를 추진 중이며 취임 후 최우선적으로 유류세 인하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세제에 대해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종합부동산세 재편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종부세 부과가 조세 원칙에 부합하는지, 1가구1주택에까지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을 집중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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