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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전무 소환/ 삼성 오너일가 첫 출두… 압박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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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전무 소환/ 삼성 오너일가 첫 출두… 압박 가속

입력
2008.02.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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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전격 소환 조사하며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 전무의 소환은 특검팀이 출발한 지 50일, 1차 수사기한 종료를 10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최대 105일 수사 기간의 전반기가 끝나 가는 때에 삼성 오너 일가 소환 조사에 착수한 만큼,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전체적인 삼성 비자금 등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될 지 주목된다.

이 전무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검정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특검 사무실 2층에 도착했다. 약간 긴장한 표정의 이 전무는 15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을 위해 1분여 동안 포즈를 취했다. 이어 8층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서 그는 기자들에게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나갈 때는 "아는 대로 성실히 답변했습니다"고 말했다.

특검팀 조사는 오후11시30분까지 14시간 넘도록 계속 될 정도로 강도가 셌다. 이 전무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를 맡은 윤정석 특검보뿐만 아니라 차명계좌 비자금 의혹, 해외 고가 그림 구매 의혹, 정ㆍ관계 로비 의혹 부분을 맡은 나머지 2명의 특검보 조사도 받았다. 조사 과정은 이완수 변호사가 참관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무는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며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예상보다 다소 빠른 시기에 이 전무를 부른 것은 에버랜드ㆍ서울기술통신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편법 발행 등을 통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최대 수혜를 본 그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전무가 직접 "<행복한 눈물> 이 우리 집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 등 비자금 관련 내용도 확인이 필요했다.

이 전무의 전격 조사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조기소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버랜드 CB 헐값 발행 사건의 경우 검찰이 상당 부분 수사한 만큼 1차 수사기간인 다음달 9일 전에 소환 조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이 사건을 공론화 시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27일 "수사 의지가 없는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이 끝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기라"고 맹비난해 특검팀이 다소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사제단측 은 지난 14일 특검팀의 이학수 부회장 전격 소환에도 불구, 이후 조준웅 특검이 내부 조율 없이 이 부회장을 불러 4시간 독대를 하며 수사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지자 반발해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특검 수사이기 때문에 이 회장을 여러 차례 부를 가능성이 있다"며 "사제단측 반발이 이슈가 됐기 때문에 특검팀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 회장 조기소환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은 아직 소환 통보 하지 않았다"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아무튼 이날 이 전무 소환 조사는 의혹의 핵심인 삼성 일가의 첫 소환이라는 데 의미가 커 보인다. 이 전무는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삼성 측을 압박해 수사 속도를 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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