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밀면 휘슬이 울렸고, 거친 파울이 나오면 2분간 퇴장 명령이 떨어졌다. 당연한 판정이었다. 공정한 심판 판정이 이어지자 경기는 두 팀의 실력차만큼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전반 중반 쿠웨이트의 골문을 매섭게 몰아붙이며 단숨에 6점까지 벌린 점수차는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이어졌다. 26일(한국시간) 밤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쿠웨이트와의 결승전. 한국은 일방적인 경기 끝에 27-21 완승을 거두고 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했다.
발붙일 곳 없어진 AHF의 전횡
이번 대회를 끝으로 아메드 알파하드 알사바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을 앞세운 AHF의 갖가지 전횡은 자취를 감출 것으로 기대된다. 쿠웨이트 왕자이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이기도 한 알사바 회장은 그 동안 막강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심판 매수를 밥 먹듯이 해왔다. 그 결과 아시아의 독보적인 최강국이었던 한국이 번번이 편파 판정의 최대 피해를 입어왔다.
그러나 이미 국제핸드볼연맹(IHF)이 편파 판정으로 펼쳐진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의 재경기를 지시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심판을 직접 파견하는 등 AHF의 전횡에 제동을 걸었다. 또한 공정한 판정 아래 치러진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쿠웨이트가 한국에 완패함으로써 AHF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한국의 올림픽 출전권도 확정적
현재 AHF는 재경기를 통해 한국이 거머쥔 베이징올림픽 출전 티켓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해 놓은 상태. 아직도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기존 올림픽예선전에서 쿠웨이트가 한국을 꺾은 것이 편파 판정 때문이 아님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한국의 경쟁 상대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고, AHF의 제소 역시 명분을 잃게 됐다.
한국 남자핸드볼, 올림픽 전망 쾌청
한국은 26일 쿠웨이트와의 결승전에서 백원철(31) 이재우(29) 등 간판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줄였다. 그러나 정의경 정수영 고경수 등 ‘85년생 트리오’가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하며 쿠웨이트 수비진을 농락했다.
윤경신(35) 조치효(39) 등 유럽파가 빠진 상황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김태훈 감독을 뿌듯하게 했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제 몫만 해준다면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스파한(이란)=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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