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자진 사퇴했다.
두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이미 물러난 이춘호 전 여성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초대 각료 후보자 중 사퇴자는 3명으로 늘어났다. 관련기사 3면
이 대통령은 이날 새 여성부 장관에 변도윤(61) 전 재단법인 서울 여성 상임이사를 내정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오후 두 장관 후보자가 ‘새 정부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용퇴의사를 전해왔다”며 “이 대통령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을 위해 두 분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안타까워 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제 국회도 새 정부가 국정공백 없이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도록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등에 뜻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5공 당시 정화사업 표창을 받은 전력과 논문 중복게재, 양도소득세 축소신고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해 추가로 문제를 제기하며 향후 여론추이를 지켜본 뒤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대치정국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 통합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하한 남 후보자와 박 후보자를 교체해달라는 건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 후보자는 이념적 편향성 논란과 함께 자녀교육비 이중공제, 자녀의 이중국적,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장관 부적격 사유로 거론됐고, 박 후보자는 45건의 부동산 거래 및 절대농지 구입 등 부동산 투기, 편법 증여 의혹 등을 받아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홍준표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퇴 의사를 전하며 “제주도 땅 외에는 비난받을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투기꾼으로 몰고 가니까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는 공석인 방송통신비서관에 양유석 중앙대 교수, 정무 2비서관에 김두우 중앙일보 수석 논설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청와대는 장관후보자 3명이 사퇴함에 따라 노무현 정부의 장관 3명에 대해 국무위원직만 유지토록 해 국무위원 15명으로 다음달 3일 국무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