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단 정면비판… 참고인 조사도 거부
[사제단 특검비판]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처음 공론화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특검팀이 수사 의지가 없다”고 정면 비판하고 나서 입장 변화의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사제단 대표 전종훈(52) 신부, 총무 김인국(45) 신부 등 4명은 27일 서울 한남동 특검 기자실을 방문해 ‘특검 수사에 대한 사제단 입장’을 발표, “특검은 4월 1차 수사기간이 끝나면 검찰에 수사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사제단은 “특검이 시작한 지 50일이 됐는데 로비 관련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검은 태생적 수사능력이 검찰보다 부족한데다 수사의지마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당초 사제단은 특검팀 요청으로 이날 조 특검과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특검팀이 오전 브리핑에서 “사제단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할 예정이며 필요하면 조서를 받을 수도 있다”고 밝히자, 면담을 거부했다. 전 신부는 “정식 소환절차나 사전예고도 없이 특검이 독단적으로 참고인 조사를 한다고 했다”며 “이는 면담요청 취지와도 어긋나며 사제들에 대한 무례”라고 말했다.
그 동안 특검 수사를 지켜보던 사제단이 갑작스레 특검팀에 대한 입장을 바꾸자 “절반 가량 수사기간이 지난 특검 수사가 특별한 성과물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 비자금 의혹의 핵심 인물에 대한 수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돌출한 사제단의 입장 변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명관(67) 전 삼성물산 대표를 소환, 비자금 조성 및 운용에 가담했는지 여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 의혹 등을 조사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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