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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자들 '리히텐슈타인 리스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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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자들 '리히텐슈타인 리스트' 공포

입력
2008.0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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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에 의해 시작된 리히텐슈타인발(發) 조세 회피 지역에 대한 탈세 수사의 범위와 대상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탈세 수사에 나선 국가는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10개국으로 늘었고, 리히텐슈타인에 이어 또 다른 조세 회피 지역인 스위스의 금융기관 본토벨이 독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2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의 린다 스티프 청장은 “미국인 100여명이 리히텐슈타인의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탈세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탈세를 저지른 개인이나 법인이 처벌을 경감 받으려면 자진 신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프 청장은 그렇지만 조사 대상자의 신원이나 리히텐슈타인의 어느 은행이 조사 대상인지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AFP통신은 스티프 청장의 발언은 칼 레빈(민주) 미 상원의원이 국회 조사권 발동을 공언한 직후에 나왔다며 미국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탈세 수사가 예고된다고 보도했다.

레빈 의원은 지난주 “미국의 부호들이 리히텐슈타인에 은행 계좌를 개설해 탈세를 했는지에 대해 국회 차원의 조사권 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에릭 뵈르트 예산부 장관도 이날 의회 채널 TV와의 인터뷰에서 “리히텐슈타인 은행에 비밀 계좌를 개설해 탈세한 혐의가 있는 프랑스인 수백명의 명단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명단은 영국의 세무당국으로부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고 입수했다”고 밝혔다.

뵈르트 장관은 “리히텐슈타인은 독일어권이어서 이곳에 은행 계좌를 개설해 탈세를 저지른 프랑스인은 독일인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뉴질랜드 정부도 자국민이 리히텐슈타인에 은행 계좌를 개설해 탈세를 했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리히텐슈타인엘게테(LGT) 은행의 계좌 정보를 입수한 독일에 자국민 관련 정보를 요청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를 합치면 탈세 수사에 나선 국가는 26일 현재 모두 10개국으로 늘었다.

독일 정부가 또 다른 조세 회피 지역인 스위스의 금융기관을 상대로 계좌 추적에 들어 가면서 수사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독일 검찰은 “스위스의 금융그룹 본토벨이 독일의 부호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탈세를 도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본토벨은 자산관리, 투자 자문, 은행 업무 등을 하는 금융그룹으로 리히텐슈타인에 지점을 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 “독일인이 본토벨의 리히텐슈타인 지점의 은행 계좌를 이용해 탈세를 했다는 정보를 독일 검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으나, 본토벨은 “리히텐슈타인 지점의 고객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본토벨이 독일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6일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7% 떨어진 39.25 달러로 마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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