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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LCD 변심…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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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LCD 변심…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입력
2008.0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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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

10세대 LCD 사업 투자와 관련한 삼성전자와 소니의 결별이 오히려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체질개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 사의 결별 소식이 알려진 27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와 소니의 10세대 LCD 투자 결별을 계기로 관련산업의 수직 계열화 타파, 경쟁사간 패널 공동 조달 등을 통해 국내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세계 2, 3위 LCD TV업체인 소니와 샤프가 손잡고 내년부터 60인치 이상 대형 LCD TV에 쓰이는 10세대 패널을 양산할 것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니가 샤프와 손잡고 대형 LCD TV를 세계시장에 쏟아낼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샤프는 2009년부터 60인치 이상 10세대 LCD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지만 S-LCD는 내년에야 70인치 이상 10세대 LCD 패널 투자계획을 수립할 예정이어서 간극이 발생한다.

따라서 향후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시장을 지키려면 국내 업체들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우선 LCD 생산설비 및 부품의 수직계열화를 없애야 한다.

수직계열화란 설비 및 부품업체들이 특정 패널생산업체에 종속되는 현상이다. 즉 S-LCD에 설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기술방식 및 이해관계 때문에 LG필립스LCD에 부품을 공급할 수 없다.

수직계열화가 사라지면 설비 업체들은 매출이 늘어나 세계 시장에서 뒤떨어졌던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시도는 이뤄지고 있다. S-LCD는 LG필립스LCD(LPL)에 납품하던 DMS의 장비를 충남 탕정 공장 7세대 패널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PL도 S-LCD 설비업체인 참ENT의 장비를 생산라인에 도입키로 했다.

공동 연구개발(R&D)도 시급하다. LCD 산업의 경우 패널 및 TV 등 세트업체의 생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업체들의 기술력은 많이 떨어져 고가의 핵심 장비를 일본 캐논이나 니콘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서는 우선 핵심 장비인 디지털 노광기의 국산화를 위한 공동 R&D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경쟁업체들의 패널 공유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S-LCD의 경우 8세대 LCD 패널을 생산하면 절반을 무조건 소니에서 가져갔기 때문에 수급에 차질이 없지만 10세대 LCD는 소니가 투자를 거부한 상황이어서 공동 투자 및 수요처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LPL, LG전자와 S-LCD의 협력 가능성이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LPL은 지난해 LPL 패널 사용을 삼성전자에 제의했고, 올해 1월에는 삼성전자이 LPL의 패널 공급을 제의하는 등 협력이 모색됐으나 시장 상황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 S-LCD와 LPL 모두 장기적으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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