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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번 쓴 오바마' 사진유포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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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번 쓴 오바마' 사진유포 난타전

입력
2008.02.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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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흰색 터번을 포함, 아프리카 무슬림 지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이 유포돼 출처를 놓고 오바마 의원과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측이 25일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오바마 진영은 ‘분열의 정치를 획책하는 치졸한 수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힐러리 의원측은 ‘유권자의 관심을 호도하려는 역공작’이라고 맞받아쳤다.

오바마 의원측이 힐러리 진영을 지목한 것은 가십성 기사를 주로 다루는 인터넷 매체‘드러지 리포트’가 25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힐러리 의원의 참모들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드러지 리포트가 공개한 사진에는 2006년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 중이던 오바마 의원이 무슬림 지역인 케냐 동북부 와지르를 방문했을 때 흰색 터번을 두르고 길고 헐렁한 흑인 무슬림의 전통적 족장 복장 차림으로 지팡이를 쥔 채 다른 흑인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드러지 리포트는 익명의 힐러리 의원 선거참모가 보냈다는 전자메일을 인용했을 뿐 더 이상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슈퍼 화요일’이후 11연패의 궁지에 몰린 힐러리 진영이 ‘마지막 도박’으로 다시 인종ㆍ종교 카드를 쓰려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의혹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힐러리 진영에서는 지난해 말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직전 자원 봉사자들이 유권자에게‘오바마 의원은 미국을 파괴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수도 있는 무슬림’이라는 전자메일을 발송했다가 자격을 박탈당한 전례가 있다.

이후 오바마 진영은 무슬림 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관계가 없다고 거듭 해명했으나 그의 중간 이름이 ‘후세인’이라는 사실과 함께 ‘오바마 의원은 무슬림의 공작원’이라는 주장 등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 의원은 25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힐러리 의원이 미국과 세계의 관계를 복구하겠다고 한 바로 그 날 사진을 유포시키려 했다면 정말 슬픈 일”이라고 힐러리 진영을 겨냥했다.

오바마 진영 선거운동 본부장인 데이비드 플르푸도 “사진 유포는 가장 치욕적이고 두려움에 떠는 듯한 행동”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힐러리 진영의 하워드 울프슨 대변인은 이에 맞서 “그 같은 일을 알지도 못하며 지시한 적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힐러리 진영 선거 총책임자인 매기 윌리엄스도 “오바마측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면서 “오바마측 주장은 미국이 직면한 현안들로부터 유권자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고 미국을 분열시키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맞섰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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