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신예’ 한상훈(2단 · 20)이 LG배 결승전에서 ‘쎈돌’ 이세돌(9단 · 25)에게 먼저 한 판을 이겼다.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층 특별 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3번기 제 1국에서 한상훈이 이세돌에게 260수만에 백 불계승, 생애 첫 세계 대회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한상훈은 앞으로 남은 두 판 중에서 한 판만 더 이기면 세계 바둑 사상 처음으로 ‘입단 14개월 만에 세계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역대 최단 기간 및 최저단 세계 타이틀 획득 기록이다. 결승 제 2국은 27일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이 날 바둑은 한상훈의 완승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세돌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후배 기사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감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그 예상이 비교적 적중했다. 돌가리기에서 흑을 선택한 이세돌이 초반부터 마치 이창호의 바둑을 연상시킬 정도로 착실히 실리를 챙기며 두텁게 판을 짰지만 결과적으로 이 때문에 평소 자신의 기풍과는 달리 행마가 약간 무거워졌고 그것이 결국 패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반해 한상훈은 세계 대회 결승전에 첫 출전한 신예답지 않게 국내외 7관왕인 이세돌에 맞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침착하게 자기 스타일대로 경기를 펼쳐 결국 승리를 이끌어냈다. 한상훈은 대국이 끝난 후 “바둑이 초반부터 내 취향대로 풀려 편하게 둘 수 있었다. 오늘 이겼으니까 모레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승리로 한상훈은 최근 7판을 모두 승리로 장식,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세돌은 1월에 삼성화재배서 박영훈을 꺾고 우승했지만 이후 3연패를 당해 하락세여서 과연 27일 열릴 제2국에서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박영철 객원기지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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