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붐이 일기 시작한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는 시기별로 특정 지역에 돈이 몰리는 유행을 탔다. 지난해 초에는 일본, 중ㆍ후반엔 중국에 이어 연말께는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가 각광 받았다. 올들어 전세계적 증시 조정과 함께 잠시 인기지역이 희미해지는 듯 싶었으나 최근 들어 브릭스 국가 가운데서도 특히 브라질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 증시는 전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연초 이후 등락률에서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점에서 한때 18% 이상 떨어졌으나 1월21일을 바닥으로 최근까지 20% 이상 올라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동반 조정을 겪는 글로벌 증시와는 확연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미 의존도가 낮고 내수 성장세가 좋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3%, 특히 침체를 주도중인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은 GDP의 1.9%로 매우 낮다. 대신 연 8% 수준으로 성장중인 소비가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둘째, 자원대국으로서의 강점이다. 금속, 농산물 등 상품이 수출의 절반 이상이고 증시에서도 에너지와 소재 섹터 비중이 55%나 돼 최근 전세계적인 원자재 붐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제의 체질개선도 눈에 띈다. 브라질은 올1월 외환보유고(1,875억 달러)가 대외채무(1,850억 달러)를 넘어서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탈바꿈했다. 2006년부터 매년 한단계씩 오른 국가신용등급도 추가 상향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여기에 실적 하향보다 상향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고 외국인 투자금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글로벌 조정장에서 투자대안은 해외자금이 유입되고, 투자와 소비가 동반 확대되며 내수 중심의 성장 스토리가 이어지는 국가인데 현 시점에서는 브라질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펀드투자자들의 브라질에 대한 관심도 증가세다. 이달 5~15일 브라질지역 투자 펀드에는 622억원이 몰려 해외 지역펀드 가운데 가장 큰 유입세를 나타냈다.
펀드들의 수익률도 탁월하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중인 설정액 50억원 이상 브라질펀드 9개의 최근1개월 수익률(22일 기준)은 10%를 웃돌아 같은 기간 중국(0.36%)과 인도(-3.96%) 펀드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의 편입비중(40~60%)이 높은 남미펀드들도 10%대 이상의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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