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무렵 묻힌 조선시대 미라에서 사람의 몸에 붙어사는 이(蝨)가 처음으로 검출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2006년 5월 충남 금산시 수당리 제주 고씨(濟州 高氏) 선산의 무덤 1기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수습한 수의의 누비솜에서 체외 기생충의 일종인 ‘몸니’(body louse)의 충란(蟲卵ㆍ사진) 19개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무덤은 임진왜란 때 순천부사를 지낸 고봉상의 부인 진주 강씨가 묻힌 곳으로 밝혀졌다.
발견된 충란들은 길이 0.7~0.9㎜에 두께 약 0.3~0.4㎜였으며, 부화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는 부화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연구소는 이 충란들을 국립보건원 질병매개곤충팀과 함께 조사한 결과, ‘몸니’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수의에서 채취한 머리카락에서 DNA 검출에 성공, 무덤의 주인공이 여성임을 밝혀냈다.
연구소는 “조선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옷에서 몸니를 확인함으로써 당시의 위생 상태를 가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생충에 의한 질병 발현 유무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신은 부패되지 않은 채 미라 상태로 발견됐으나 문중에서 곧바로 다른 곳에 매장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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