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후 첫 금융기관장 인사가 될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공모가 시작됐다. 민간을 중시하는 새 정부가 과연 첫 인사에서 ‘금융기관장의 모피아(재정경제부 출신 관료들의 별칭) 독식’ 관행을 깰지 여부가 주목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주간 이영탁 현 이사장의 후임 공모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이후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다음달 20일 주주총회 때 차기 이사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후보로는 이영탁 현 이사장을 비롯해 진동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 김석동 재경부차관, 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이정환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 남상구 지배구조센터원장,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영탁 이사장은 본인의 연임 의지가 강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게 대체적 시각이다. 오히려 현재로선 참여정부 때 기업은행장 공모에서 낙마하는 등 과거정권에서 ‘박해’이미지가 강한 진 전 차관이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김석동 현 재경부 차관 역시 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본인은 거래소 이사장 지원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정환 본부장도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관료 일색이어서 새 정부의 ‘첫 금융기관장’ 인사로는 적합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강조하고 민간을 중시하는 새 정부에서 출범 후 이뤄지는 첫 금융기관 인사를 또다시 ‘모피아 출신’으로 임명할 경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때문에 증권가 안팎에선 새 정부 출범취지에 맞게 시장에 정통한 민간인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사장 후보추천은 거래소 사외이사 5명과 증권업협회, 선물협회, 상장사협의회,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서 각각 추천한 1인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데, 과거엔 사실상 정부(재경부)입김에 의해 좌우되곤 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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