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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안방극장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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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안방극장 복귀

입력
2008.02.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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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모자라 보이는 두 친구가 자신의 집에 빌붙는 것을 선뜻 허락한 마음 좋은 의사 친구(정웅인). 겉모습으로만 보면 주인공 세 명 중 제일 나아 보인다. 그러나 그가 유머랍시고 입을 열면 찬물을 끼얹듯, 식혜에 밥알 가라앉듯 분위기가 침몰한다.

(<세친구> ) 잘 나가는 조직의 넘버 투. 칼날 같은 눈빛, 다부진 몸이지만 큰 형님 앞에서는 바로 재롱 모드에 돌입한다.( <두사부일체> ) 드라마 <세친구> 와 영화 <두사부일체> 를 통해 코믹 배우로 낙인 찍힌 배우 정웅인이 3월 8일 오후 9시50분에 방영을 시작하는 주말 드라마 <내생에 마지막 스캔들> 로 돌아온다.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은 톱스타(정준호)와 억척스러운 아줌마(최진실)가 엽기발랄 스캔들을 만들어가는 휴먼, 코믹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정웅인은 정준호의 형이자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도 동생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보니 사사건건 참견이다.

톱스타가 아줌마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날까 두려운 나머지 이들의 애정전선에 뛰어들어 온몸으로 방해 공작을 펴다가 아줌마의 묘한 매력에 빠지는 역할이다. 물론 이번 드라마에서도 정준호와 만들어내는 코믹은 필수요소다. 굳이 과거의 모습과 차이를 두자면 진지함이 묻어나는 코믹이랄까.

“기획안을 보자마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사부일체> 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정준호씨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결정했죠. 그런데 며칠 뒤 정준호씨가 제 동생 역할을 맡았다는 소식을 들었죠. <두사부일체> 이미지를 벗기가 영 쉽지 않네요.” 방송에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트콤에 출연할 때 “코믹 배우 이미지를 뒤집어 쓰면 나중에 벗기 힘들다”던 선배들의 충고가 요즘 들어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다. 코믹 배우로 인기를 얻기는 그나마 쉬웠지만 자신이 꿈꾸는 배우상과는 영영 이별을 고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를 억누른다.

정웅인의 목표는 신구와 이순재처럼 코믹과 정극을 오가는 팔색조 배우가 되는 것. 코믹 배우 낙인이 찍혔으니 이제 갈 곳은 정극이다. “1999년 드라마 <국희> 때만 해도 김혜수씨를 사이에 두고 손창민씨와 삼각관계를 연기했었죠. <국희> 가 연기의 3루타였다면 그 후에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2루타 정도는 쳤어야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욕심을 버렸어요. 한 번에 못 바꾸면 조금씩 바꿔가면 되는 것 아닌가요.”

욕심을 털어내고 조금씩 바꿔가려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그를 가로막는다. “힘들죠. 힘듭니다. 얼마 전 시트콤 출연 제의가 있었는데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인물이었거든요. 몇 개월 쉬면서 아이 분유통 비워지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위기감이 몰려오더군요. 시청자분들께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욕심만 고집할 것이냐, 들어오는 역할을 가리지 않고 맡으면서 풍족하게 살 것이냐는 고민에 빠졌죠. 살림을 좀 줄이더라도 하고 싶은 것 하라는 집 사람의 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면 인물 연구는 필수. 영화, 드라마, 책을 통해서도 간접경험을 쌓지만 가장 좋은 교과서는 “있는 그대로 연출되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장을 보는 아내를 따라 마트에 가서는 사람들을 멀찍이서 관찰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냥 사인을 부탁하는 정도지 짓궂은 분들은 없어요. 제가 뭐 대단한 청춘 스타도 아니고요. 이웃집 삼촌 같은 느낌이 제 장점 아닌가요.”

허정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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