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여 동안 외국인의 줄기찬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기관의 ‘사자’세였다.
이는 다시 말해 펀드를 통해 충전되는 기관의 ‘실탄’이 그만큼 든든하고 꾸준했다는 뜻. 연기금과 펀드 자금은 앞으로도 국내 증시의 버팀목으로 기대받고 있지만, 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이 ‘늘 변함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가구수는 약 1,588만개이고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인 고교 졸업자 이상의 가구는 1,127만개 정도.
지난해 말 약 2,353만개에 달한 국내 수익증권(펀드) 총 계좌수와 비교하면 전체 가구당 평균 1.5개, 고교 졸업자 이상 가구는 평균 2개 이상의 계좌를 갖고 있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펀드 선진국인 미국도 가구당 계좌수가 2개가 넘으면서 증가속도가 현저히 둔화됐다”며 “국내 펀드 시장도 서서히 포화상태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적립식 계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전체 펀드중 적립식 계좌 비중은 2005년3월 40%에서 1년 만에 58%까지 급증했으나,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꾸준히 들어오는 실탄의 비중은 정체인 반면, 지난해부터 장세에 따라 한꺼번에 빠질 수 있는 거치식이 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증시자금의 급격한 변동도 배제할 수 없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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