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영웅들이 귀환한다. 30, 40대의 기억 속에 화려한 액션으로 남아 있는 배우들이 옛 영화의 속편으로 돌아온다. 식스팩(복부근육)의 원조 실베스터 스탤론과 중절모를 구겨 쓴 해리슨 포드다. 둘의 나이는 각각 예순 둘과 예순 여섯. 엊그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 공로상 후보로 올라도 어색하지 않을 연배다.
그러나 여전히 기관총을 갈겨대는 람보와 채찍을 휘두르는 인디아나 존스다. 지난해 쉰 둘의 나이에 맥클레인 형사(다이하드)로 돌아온 브루스 윌리스까지 생각하면, 말 그대로 할리우드 배우들의 노익장이다. 영화관람료가 3,500원 하던 시절의 영웅들이 다시 관객의 피를 끓게 할 수 있을까.
■ 돌아온 이두박근, 실베스터 스탤론20년만에 돌아온 ‘람보’ 실베스터 스탤론 각본·감독·주연 거친 아날로그 액션의 향수 자극
1982년과 85년, 88년 세 편의 람보 시리즈를 내 놓으며 도합 2억 5,000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람보 시리즈의 완결편 <람보4: 라스트 블러드> 가 20년 만에 제작됐다. 람보답게, 복잡한 서사나 메시지는 필요 없다. 그냥 신나게 부수고 화끈하게 즐기면 되는 전편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영화를 홍보하는 각종 광고에도 '최강', '리얼', '극한' 같은 낱말이 굵은 느낌표와 함께 박혀 있다. 이 투박함 자체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람보4:>
스탤론은 이번엔 용병을 이끌고 미얀마군에 납치된 선교사를 구출하는 람보다. 세상과 연을 끊고 사는 람보에게 선교사들이 미얀마 내전지역으로 안내를 부탁한다. 물론 거절하지만, 역시나 '아리따운 여인'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청을 들어준다. 은둔의 일상으로 돌아온 찰나, 선교사들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접하고 람보는 다시 생지옥 속으로 뛰어든다.
컴퓨터그래픽으로 빚은 비현실적 슈퍼영웅에 어느덧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아날로그의 느낌이 진하게 남은 액션장면이 어떻게 다가올지 미지수다. 흔해빠진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도 생략한 채, 여전히 람보는 쏘고 적들은 우수수 쓰러진다. 그렇다고 극단적 이분법이니 어쩌니 시비 걸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람본데…. 스탤론이 각본, 감독, 주연을 다 했다. 28일 개봉. 18세 관람가.
■ "롱 타임 노 씨(Long Time No See)!", 해리슨 포드19년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 해리슨 포드·스필버그·루카스 등 쟁쟁한 출연·제작진에 샛별도 가세
물론 해리슨 포드는 계속 영화를 해 왔다. 하지만 중절모를 비껴 쓰고, 초등학생 보조가방 같은 색을 사선으로 맨 포드는 19년 만이다. 포드의 주름이 늘고 머리가 허옇게 세가고 있지만, 인디아나 존스의 귀환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고? 3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에서 그는 불로수가 든 성배를 들이켰으니까! 인디아나>
자세한 내용과 제작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작품의 흥행을 염려한 제작사 측은 대략적인 얼개의 공개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계는 이 영화가 올해 블록버스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불허전의 쟁쟁한 제작ㆍ출연진에 <트랜스포머> 의 샛별 샤이아 라보프 등 샛별이 가세한 것도 기대를 더하게 만든다. <내셔널 트레저> 등 아류작들이 최근까지 인기를 끈 것도 '원조'의 대박을 예감케 한다. 내셔널> 트랜스포머>
신작의 타이틀은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 . '제작 조지 루카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해리슨 포드'의 빛나는 크레딧을 영화관 스크린에서 확인하기까지 석 달 가량 남았다. 영화는 5월 22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인디아나>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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