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서 밀린 빚도 갚으세요.”
빚이 불어 감당키 힘들어지면 차라리 몸으로 때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은행들도 그 절박한 맘을 아는 터라 4년 전부터 ‘사회봉사 채무감면 제도’를 속속 도입했다. 더불어 사는 땀방울을 담은 사회봉사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빚을 갚게 했으니 취지는 완벽했다.
하지만 2년도 안돼 사실상 실패했다. 혜택을 받은 비율이 소수점 아래였다. 연락도 잘 안됐고 인식 및 변제 의지도 미약했다. 사회봉사 채무감면제도는 ‘잊혀진 제도’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은행들이 이 제도를 손질하고 나섰다. 혜택은 늘리고 대상은 확대해 자발적인 빚 탕감 의지를 깨우겠다는 계산이다.
우리은행은 26일 사회봉사 채무감면을 받을 수 있는 생계형 소액 연체자(채무원금 500만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본인뿐 아니라 가족 친구 등 이해관계자의 봉사시간도 본인의 봉사포인트 5배 이내에서 인정하고, 무엇보다 보통 빚을 내면 되고 마는 다중 채무자(단 채무변제는 우리은행 대출만 가능)도 포함시켰다. 변제 계산법은 사회봉사 시간당 3만포인트(3만원), 1일 8시간(24만원)까지로 휴일봉사나 장애3급 이상 장애인, 저소득, 투병중인 가정은 포인트를 50% 더 쳐준다.
예컨대 500만원(우리은행 200만원, 다른 은행 300만원)을 빚진 가장 A씨가 부인과 아들, 친구 2명과 휴일에 양로원 봉사를 8시간 했다면 120만원(24*5)에 가산포인트 50%(60만원)를 더해 하루 만에 180만원을 갚을 수 있다.
생계에 바쁜 채무자를 위한 대책도 있다. 헌혈을 할 경우에는 연 2회에 한해 회당 30만포인트(30만원), 은행이 인정하는 경제교육에 참가하면 시간당 2만포인트를 제공한다. 문의 (02)2130-6951, 6936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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