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회 아카데미 영화제는 이방인들의 잔치로 기억될 듯하다. 폐쇄적으로 보일 만큼 ‘본토박이들의 리그’였던 아카데미가 올해는 유난히 많은 외국인들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겼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영국 런던 태생. 브리스톨의 연극학교에서 연기를 배우고, 1980년대 초까지 영국의 여러 극단을 옮겨다니며 연극을 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라비앙 로즈> 의 마리앙 코티아르는 프랑스 배우. 코티아르는 평소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만, 이날 시상식에서는 흥분한 나머지 더듬대는 영어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라비앙>
남우 조연상은 예상대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의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에게 돌아갔다. 2000년 <비포 나잇 폴스> 로 스페인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도 올랐던 그가 결국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살인청부업자 역을 맡아 인간 잔혹성의 극단을 보여준 바르뎀은, 이 영화로 15개 영화제에서 11개 트로피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도 수상 소감 말미에 모국어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비포> 노인을>
영국 배우 틸다 스윈턴도 <마이클 클레이튼> 으로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그녀는 아케데미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 영화로 <아임 낫 데어> 의 케이트 블란쳇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쳤다. <원스> 의 글렌 한사드(아일랜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체코)는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로 주제가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본업이 음악인 아마추어 배우다. 원스> 아임> 마이클>
수상자 명단에 들지는 못했지만 줄리앙 슈나벨(프랑스ㆍ감독상 후보), 엘렌 페이지(캐나다ㆍ여우주연상 후보), 시얼샤 로넌(아일랜드ㆍ여우조연상 후보) 등 후보자 명단에도 예년에 비해 많은 이방인의 이름이 포함됐다.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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