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25일 아침 메뉴는 죽이었다. 김 여사는 이날 죽 한 그릇을 다 비우지 못했다고 한다. 그 만큼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자신을 한껏 낮추면서 5년 간의 청와대 생활을 차분하게 시작했다. 그는 취임식장에 들어서면서도 참석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대신 일일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김 여사는 '소리 없는 그림자 내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적극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성격이지만 영부인으로서의 선을 잘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대통령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현모양처형 영부인'이 되고 싶어 한다"고 한 핵심 측근은 전했다.
김 여사는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돌보지 못하는 나라의 어두운 구석을 어루만지는 역할은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김 여사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저소득계층이나 한 부모 가정 아이들의 보육 문제다. 박명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은 "김 여사는 자녀 4명을 키운 경험으로 어린 시절 교육이 사람 성품과 미래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또 이 대통령이 늘 어머니 말씀을 하듯 '어머니 교육'의 힘도 잘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라면 누구든 좋은 보살핌을 받아 인성이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김 여사 지론"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부인 기요코(貴代子) 여사와 인삼차를 마시며 '영부인 정상회담'을 했다.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첫 공식 단독 일정이었다.
김 여사는 요즘 외부 행사에 참석할 때 작은 수첩을 준비한다. 있는 그대로의 민심을 적어 이 대통령에게 전해 주기 위해서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하면서도 꼭 필요할 경우 이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하는 '청와대 내 야당'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또 친인척을 단속하는 데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한다.
김 여사는 대구여중, 대구여고, 이화여대 보건교육과를 졸업했다. 1970년 김 여사 오빠의 소개로 이 대통령을 만나 같은 해 12월 19일 결혼했다. 종교는 기독교, 취미는 요리와 조깅이고 자신 있는 요리는 된장찌개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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