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4부(부장 고충정)는 25일 자신이 친 골프공이 앞 팀 골퍼의 머리를 맞춰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황모(경기 용인시)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과실치상죄를 적용, 구류형을 선고했다.
황씨는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시 한 골프장에서 친구 3명과 함께 경기보조원(캐디) 없이 골프를 치다 앞 팀 골퍼(재미교포) 머리에 골프공을 맞춰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황씨는 공이 그린을 향해 날아가자 앞 팀 골퍼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볼”이라고 외쳤으나 이 공은 게임을 마치고 그린을 벗어나던 골퍼의 머리를 맞췄고, 피해자는 두정엽 출혈을 일으키는 큰 상처를 입었다.
황씨는 검찰이 과실치상 혐의로 약식기소하자 무죄를 주장하면서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가 구류 29일을 선고하자 항소했다. 황씨는 항소심에서 “경기보조원이 없어 해당 골프장을 자주 이용하던 팀원 중 한 사람이 샷을 하라고 해서 앞 팀이 게임을 마친 것을 확인한 뒤 공을 쳤다”며 “평소 7번 우드 비거리가 200야드 정도인데 바람이 불어 멀리 날아갔다”고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황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채 형량을 원심보다 4일 줄여 구류 25일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골프공을 치기 전 앞 팀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는지, 바람 방향과 세기를 감안해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을 친 과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고 있으나 피고인이 뉘우치고 있고, 피해자가 미국에 거주해 합의가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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