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가 팀 통산 세번째 정규시즌 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8경기나 남아 있는 만큼 동부의 우승은 기정사실이며, 다만 언제 우승을 확정 짓느냐가 관심거리일 뿐이다.
흔히들 동부를 ‘높이의 팀’이라고 평가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부가 높이만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서장훈과 크럼프의 KCC, 레더, 토마스의 삼성도 높이에서는 동부에 밀리지 않는다.
동부의 힘은 철저한 협력에서 나오고, 그 중심에는 김주성이 있다. 김주성은 센터가 아닌 파워포워드이고, 용병 오코사도 정통 센터는 아니다. 그렇지만 둘은 골밑에서 철저한 협력수비로 상대 빅맨들을 막아낸다.
특히 김주성은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블록슛 1위를 달릴 만큼 뛰어난 탄력과 센스로 골밑을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다. 김주성을 중심으로 한 골밑이 튼실한 덕분에 표명일 등 외곽 선수들까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김주성은 득점 랭킹에서 19위밖에 안 된다. 한 경기 평균 15점 정도로, 그렇게 많은 점수를 올리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동료들과의 조화가 절묘하다.
김주성은 오코사가 골밑을 파면 하이포스트에서 찬스를 노리고, 오코사가 밖으로 나오면 로포스트를 공략한다. 김주성의 내외곽을 넘나드는 활약은 슈터들에게 원활한 공격루트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김주성은 키(205㎝)에 비해 체격이 왜소한 편이다. 체중도 90㎏정도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높이와 파워를 겸비한 외국인 선수들과의 골밑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뿐더러 리바운드 블록슛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김주성의 진가는 단순한 기록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김주성이 없다면 동부가 지금처럼 잘 나갈 수 있었을까. 외국인 선수 틈바구니에서 토종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김주성에게 박수를 보낸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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