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5년간의 집권 대장정에 나서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인데다 임기 1년 내 종합주가지수 3,000, 임기중 5,000을 공언했기 때문.
실제로 25일 종합주가지수가 1,700선을 재탈환하면서 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증시 상승으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대통령 취임일 주가 하락’ 징크스도 종지부를 찍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988년 13대 노태우(-3.3%) 대통령 때부터 김영삼(-2.56%), 김대중(-4.53%), 노무현(-3.9%) 대통령까지 4대에 걸쳐 취임일에는 증시가 어김없이 급락했다. 물론 주가 등락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대내외적 경제 상황에 따른 결과였다는 점에서 이날 증시 상승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건 힘들다. 이날도 주가의 향방을 가른 건 미국 증시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이 대통령이 그 동안 보여줬던 특유의 추진력을 눈여겨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런 기대감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종목은 대운하와 새만금 테마주. 이 테마주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실질적 수혜보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종목들이다. 또 이 대통령이 몸담았던 건설업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이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사항인 대운하와 관련된 테마주는 특수 굴착기를 보유한 울트라 건설과 대운하 예정지 주변에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SIMPAC, 영남제분 등이다. 또 이 대통령이 새만금 간척지를 농지가 아닌 ‘한국판 두바이’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테마주로 떠오른 종목으론 서호전기, 동우, 성원건설, 토비스, 모헨즈 등이 있다.
이 종목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모헨즈가 올해 들어 360% 가량 급등한 것을 비롯해 울트라건설(105%), 동우(118%)도 2배 이상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0% 가까이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화공영(80.50%), 홈센타(28.78%) 등 이 대통령 당선 전 대운하 관련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이 잠시 주가가 빠졌다가 다시 급등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국민적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사업을 진행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보니 테마주 열기가 식지 않는 것 같다”며 “잠시 급등했다 제자리 돌아오는 일반 테마주 패턴과는 분명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들 종목들은 이미 급등한데다, 일부 투기세력들에 의해 시세가 왜곡된 측면이 강한 만큼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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