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의 기회는 왔다.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편파 판정으로 국제 스포츠계의 맹비난을 받아왔던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의 수장국인 쿠웨이트.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전에서 심판을 매수해 한국을 떨어뜨리고 말았던 쿠웨이트에 대한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이란 이스파한 피로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 이란과의 준결승전에서 33-24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32-29로 물리친 쿠웨이트와 26일 오후 10시30분 우승컵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한국이 전반 내내 이란과 접전을 펼칠 때만 해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한국은 이란의 거친 수비에 공격 루트가 막히면서 전반을 13-12, 1점차로 간신히 앞섰다.
선수단과 100여명의 한국응원단은 대회 초반부터 나돌았던 ‘한국을 준결승에서 개최국 이란과 만나게 해 결승 진출을 막을 것’이라는 소문이 더욱 불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들어 강일구(32ㆍ인천도시개발공사)의 철벽 방어를 바탕으로 백원철(31ㆍ일본 다이도스틸)이 공격을 주도하며 점점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우려했던 심판 판정은 비교적 공정했고,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 선수단은 이란 골문을 맹폭하며 후반에만 20점을 쏟아 부었다.
이스파한(이란)=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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