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위험 관리 강조
한국은행이 국제 유가 고공 행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세계적인 금리 인하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에 따른 물가압박으로 인해 한국은행이 당분간 콜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5일 ‘고유가시대 장기화, 가능성과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인위적 공급 감축에 의한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와는 달리 신흥시장국의 수요 확대, 원유 생산여건 악화, 지정학적 위험 고착화, 투기성 거래 급증 등 구조적이고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유가 전망과 관련, “중국,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국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바이오 연료와 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도 단기간 내 확대되기 어려워 국제 유가는 중장기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생산 능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는 증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자원 민족주의 강화 등도 생산 증가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실질유가 수준이 과거 최고치에 근접하고 상승 속도도 급격해짐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 주택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유가 충격의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고유가 충격 최소화를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다하고 안정적 공급선 확보를 위한 자원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며 “통화정책 면에서는 고유가 지속에 따른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위험의 균형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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