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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17대 대통령 취임/ 취임사로 본 MB노믹스 5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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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17대 대통령 취임/ 취임사로 본 MB노믹스 5대 키워드

입력
2008.02.2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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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대통령’ 답다. 취임사의 절반 이상은 ‘경제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선 공약, 국정 과제에 이어 향후 5년 대국민 약속을 담은 ‘MB노믹스’의 집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임사로 본 ‘MB노믹스’의 5대 키워드, 그리고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 봤다.

1. 다시 쓰는 성공 신화

이명박 대통령은 성공 신화의 표본이다. 그의 표현대로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 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냈고 결국 대한민국 선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의 성공 철학 이면에는 대중의 헌신이 있다. 밤낮 없이 산업현장을 지켜낸 근로자, 장롱 속 금붙이를 들고 나와 외환위기에 맞선 시민들, 겨울 바닷가에서 기름을 걷고 닦는 자원봉사자들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대중의 자발적 헌신이 아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청계천 신화’가 전가의 보도가 돼서 여론을 억압하는 것도 곤란하다. 앞뒤 재지 않는 불도저식 행보는 되돌릴 수 없는 화를 부를 수 있다. 대운하 프로젝트가 시금석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다.

2. 기업, 국부의 원천

기업인 출신인 만큼 대통령의 기업 사랑은 대단하다. 당선 이후 행보는 ‘친기업’, 또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에 최우선 순위가 놓여졌다. ‘7ㆍ4ㆍ7(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강국)’ 공약 달성을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확신이 있다.

이날 취임사에서도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자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며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어야 하며 기업인이 나서서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관건은 규제 완화와 감세가 실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자칫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 몇몇 대기업, 그리고 오너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3. 정부, 작은 것이 좋다

시장에서 보는 정부는 고압적이고 권위적이다. 대통령은 상당기간 시장에서 정부를 봐 왔다. ‘작은 정부’를 주창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취임사에서 ▦ 정부 부문의 민간 대폭 이양 ▦ 공공부문에 경쟁 도입 ▦ 공무원 수 감축 등이 언급됐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누더기가 되면서 ‘작은 정부’의 첫걸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역대 정부도 공공 개혁 의지는 강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은 결코 간단치 않다.

4. 모든 것이 산업이다

이 대통령에게는 과학도, 환경도, 국토도, 문화도 모두 산업이다.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이들 부문을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과학기술이 미래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국토의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고자 한다” “환경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낸다” “전통문화의 현대화와 문화예술의 선진화가 함께 가야 경제적 풍요도 빛이 난다”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타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눈에 띄는 묘책은 보이지 않았다.

5. 노사, 투쟁에서 동반으로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실용정신은 협력과 조화를 밑거름으로 한다. 계층간 갈등을 녹이고 강경 투쟁을 풀겠다는 것이다.

그는 “선진국에서 노사분규가 현격히 줄어든 것은 과격한 투쟁이 결국 자멸을 가져온다는 인식을 노사 모두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쟁의 시대를 끝내고 동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에게는 불법투쟁을 지양할 것을, 농민들에게는 시장개방의 큰 흐름 속에서 농어업을 2ㆍ3차 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협조해 줄 것을, 시민사회에는 권리 주장이 책임 의식을 앞지르지 말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들을 동반자 대열로 끌어올리는 것은 정부와 기업의 몫이기도 하다. 당선 후 대통령과 민주노총과의 면담이 끝내 무산된 것이 한 단면일 수 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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