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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 26일 역사적 평양공연/ '오케스트라 외교' 세계가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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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 26일 역사적 평양공연/ '오케스트라 외교' 세계가 주목한다

입력
2008.02.2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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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뉴욕 필하모닉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앞두고 ‘오케스트라 외교’를 통한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이 1969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를린 필을 이끌고 소련을 방문해 동서 냉전에 온기를 불어넣고, 1973년 필라델피아 필이 수교 전 중국에서 공연했던 전례들에 비견되면서 예술을 통한 북미 화해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4일 미국과 중국이 탁구 교류를 통해 관계 개선을 이룬 ‘핑퐁(ping-pong)외교’에 빗대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을 ‘핑핑(ping-ping)외교’로 명명했다.

뉴욕 필의 방문을 앞두고 북한이 보이고 있는 적극성도 좋은 신호로 평가된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들은 연일 뉴욕 필의 발자취와 공연 내역 등을 주민들에게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북한의 뉴욕 필 보도 태도는 국가원수급에 준하는 수준이다. 공연을 앞두고 방북한 미 abc 방송팀에게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를 취재, 방영하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뉴욕 필 공연에 대비, 연주회장인 동평양대극장, 단원 숙소 등에 대해 24시간 보안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단원들이 방문할 김명균 평양음악대학, 인민대학습당에 대한 경계도 강화하고 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등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육로로 방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초청한 대목 등도 북측의 성의를 대변한다.

뉴욕 필의 방북에 대한 찬반 양론도 공연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가열되고 있다. 척 다운스 등 미국 대북 강경론자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합법성만을 인정해주게 될 것”이라며 회의감을 표시했다.

반면 로린 마젤 뉴욕 필 지휘자는 “이번 공연이 북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탈북자 김철웅씨는 “공연이 김정일 체제 선전에 이용되는 것도 분명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자신이 배웠던 미국인들과 다른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필의 방북에 아쉬운 대목도 있다. 북미간 물밑 접촉에서는 뉴욕 필 방북을 계기로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추진하려는 시도가 감지됐지만 핵 신고 문제 교착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뉴욕 필의 공연을 단기적 시각이 아닌, 인류 보편적 정서에 기댄 오케스트라 외교라는 장기적, 긍정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24일 베이징(北京) 국가대극원 공원을 끝으로 중국 순회 공연 일정을 마친 130명의 뉴욕 필 단원들은 25일 오전 747 아시아나 전세기편으로 베이징을 출발,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욕 필은 평양 공연에서 1947년 김일성 주석이 작곡한 북한 국가와 미국 국가,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 전통민요 아리랑 등을 연주한다. 26일 오후 6시 시작될 공연은 북한 주민은 물론 한국 등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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