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고를 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뀌는 펀드는 피하라’고 충고하지만 정작 지난해 국내에서 운용된 전체 펀드 가운데 3분의 2는 1년새 펀드매니저가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자산운용사들의 펀드매니저 변경 공시 건수는 모두 5,949건이었다. 전체 펀드 숫자가 8,864개인 점을 감안하면 67%의 상품에서 운용전문인력이 교체된 셈이다.
이 가운데 100건 이상 펀드매니저를 변경했다고 공시한 자산운용사도 17곳에 달했다. 한국투신운용이 875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푸르덴셜자산운용(715건), 산은자산운용(670건), 우리CS자산운용(397건), 하나UBS자산운용(387건) 등 순이었다.
이처럼 잦은 ‘손바뀜’의 대표적인 이유는 펀드매니저들이 지나치게 자주 회사를 옮기기 때문. 현재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회사별 평균 재직기간은 2.5년에 불과하다.
펀드매니저가 자주 교체되면 펀드 운용의 공백이 생기고 아무래도 운용철학이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 종종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 바뀐 펀드매니저가 펀드의 편입주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거래회전율이 높아져 가입자가 내야하는 펀드 수수료가 크게 늘어나는 부작용도 생긴다.
이에 대해 운용사들은 과거 한명의 스타매니저에 의존하던 방식이 최근 팀제로 바뀐 만큼 예전처럼 운용인력 교체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펀드 운용인력이 늘어나면서 새로 팀에 합류한 것을 공시해도 변경으로 기록되는 측면이 있어 실제보다는 수치가 부풀려져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자에게는 장기투자를 권유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좋은 조건을 찾아 다른 회사로 이동하거나 단기 성과 부진 등을 이유로 펀드에서 수시로 손을 떼는 것은 투자자들의 자산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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