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25일 0시에 시작됐다. ‘대통령 임기는 전임 대통령 임기 만료일 다음날 0시부터 개시된다’는 공직선거법 14조 1항에 따른 것이다. 0시를 기해 이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법적 권한을 넘겨 받았다.
헌법 제 74조 1항에 명시된 군 통수권 역시 25일 0시 정각에 이양됐다. 군 통수권은 육ㆍ해ㆍ공 3군에 대한 군정권과 군령권을 포함한다. 0시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던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이 있는 서울 삼청동 안가로 군 통수용 지휘전화 박스가 옮겨졌다.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오전 11시 이전까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 대통령이 공백 없이 군 통수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0시부터 이 대통령은 국방ㆍ안보 분야의 모든 보고 채널을 넘겨 받았고, 필요할 경우 국방장관 등에게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됐다.
이 대통령에 대한 의전ㆍ경호 상 공식 국가 원수 예우도 0시 김인종 청와대 경호처장이 경호권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또 헌법 상 ‘3권 분립 원칙에 따른 행정부 수반’인 동시에 ‘국가 존립과 헌법 수호를 위한 최고 책임자’,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자’로서의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넘겨 받았다.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 등을 국민 투표에 부치는 권한과 외국과의 조약을 체결하거나 비준하는 권한, 계엄을 선포하는 권한, 긴급 명령 및 긴급 경제명령을 발동하는 권한 등은 헌법 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이 대통령은 또 사면권과 훈장ㆍ영전 수여권, 행정처분에 대한 시정명령권 등도 갖게 됐고, 내란이나 외환 죄를 범한 경우가 아니면 대통령 재직 중 형사 상 소추를 받지 않게 됐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입법부를 견제하는 장치다.
대통령의 현실적 힘을 상징하는 공무원 임면권 등 인사권도 이양됐다. 대통령이 직접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각과 헌법기관, 정부산하기관 기관장급 이상 직위는 200여 개이고, 간접적으로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자리도 3000개 이상 된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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