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보길도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 예작도. 이 섬에 울려 퍼지는 사물놀이 가락이 흥겹다. 사물놀이 연습에 여념이 없는 주인공들은 예작 분교의 전교생 여섯 명.
송창신 선생님을 비롯한 세 명의 선생님들이 부임하면서부터 아이들은 장구며, 북, 꽹과리를 놀잇감 삼기 시작했다. 사물놀이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되어 초중고생이 참가하는 전국대회는 물론 성인들이 참여하는 세계대회에서도 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13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섬 예작도 아이들이 만들어낸 성과를 두고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했다. EBS <다큐 人> 은 25일 오후 7시 45분 방송을 통해 예작 분교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다큐>
2006년 부임한 예작 분교 선생님들은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사물놀이를 가르쳤다. 사비를 털어 악기를 마련하고, 아이들에게 장단 하나하나를 가리키는 일부터 시작했다.
옷매무새부터 개인과외까지 생업에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아이들을 도맡아 책임지는 선생님들은 엄마와 같은 존재다. 이런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섬마을 아이들은 처음으로 꿈이 생겼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인가 아이들을 지켜보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올해로 2년의 임기를 마치고 모두 전근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이 아이들을 밀어주고 끌어줄지 걱정부터 앞서는 선생님들은 차마 이별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 드디어 2월 16일 종업식. 실감 나지 않던 이별의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엄마 같은 심정으로 아이들을 돌봐온 선생님들과 천진난만한 여섯 아이들이 써 내려간 섬마을 일기는 이대로 영원히 끝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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