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07년 첫 실태 점검영·수 중심… 초등생 비율이 가장 높아부모 학력·소득수준 비례… 양극화 뚜렷
서울 강서구 신월동에 사는 주부 김모(46)씨는 가계부를 볼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다. 고교 2학년과 중3에 올라가는 딸과 아들에게 들어가는 과외비 학원수강료 등의 사교육비가 월 2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김씨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고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새 정부에서 또 교육정책이 크게 바뀐다고 하니 학원비가 더 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중고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
교육인적자원부와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07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는 김씨의 우려가 ‘엄살’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총 20조400억원으로 나타났다. 32조 가량인 공교육 예산의 60%가 넘는다.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추산한 13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50% 이상 급등한 액수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지난해 7월과 10월 전국 3만4,000여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교육비 전반에 대한 첫 실태 점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교육은 저학년 때 많은 공을 들이지만,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초ㆍ중ㆍ고교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7%를 기록했다. 초등생이 88.8%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74.6%, 고교생 55.5%였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이와 반대로 일반고 학생 35만9,000원, 중학생 31만4,000원, 초등생 25만6,000원이었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고교 졸업까지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데 초(1,843만원) 중(1,130만원) 고(1,397만원)를 합쳐 대략 4,370만원의 사교육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사교육을 주도하는 과목은 예상대로 영어와 수학이었다. 수학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의 58.6%가 사교육을 수강했고, 영어와 국어도 각각 55.6%, 39.3%로 참여율이 높았다.
두드러진 사교육 양극화
사교육비 시장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했다. 학생의 성적이 좋고 대도시일수록, 또 부모의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율과 지출 비용이 뛰었다.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의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30만원(참여율 89.3%)으로 하위 20% 이내(12만원ㆍ참여율 51.2%) 학생보다 두 배가 넘는 돈을 지출했다. 지역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서울(28만4,000원)과 읍ㆍ면(12만1,000원)의 격차가 두 배 이상 났다.
월평균 700만원 이상인 고소득 가정의 1인당 사교육비(46만8,000원)는 100만원 미만(5만3,000원) 가구보다 8.8배 더 많았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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