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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우디 앨런 - 뉴요커의 페이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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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우디 앨런 - 뉴요커의 페이소스

입력
2008.02.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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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E 카프시스, 캐시 코블렌츠 엮음ㆍ오세인 옮김마음산책 발행ㆍ368쪽ㆍ1만4,000원

“우리는 모두 허우적거리며 실수를 연발하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를 왜 사랑하게 되고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게 되는지 결코 이해하지 못하죠. 그저 다들 비슷하게 우스꽝스레 살아가는 수밖에 없죠.”(1986년)

“제게 영화 작업의 유일한 가치는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릴 수 있게 해주는 데 있죠. 영화를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에 정신을 집중하느라 제 삶의 지독한 근심이나 불안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되죠.”(1994년)

냉소와 허무, 신경증적인 지식인, 그리고 뉴욕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우디 앨런의 입을 통해 우디 앨런과 그의 영화에 대해 듣는다. 퀸스 대학 사회학 교수와 뉴욕 도서관 장서 관리자가 함께 엮은 이 책은 1974년부터 2007년까지 앨런이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모았다.

시간순으로 배열된 인터뷰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간다. <슬리퍼> <사랑과 죽음> <애니홀> <인티리어스> <맨해튼> <한여름 밤의 섹스 코미디> <한나와 그 자매들> <브로드웨이를 쏴라> …. 영화 개봉에 때를 맞춘 인터뷰의 내용은 대개 영화에 대한 것이지만, 그것을 쓰고 감독하고 연기한 자신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매년 영화를 내놓을 만큼 다작 감독인 앨런은 “창작을 하면서 슬럼프에 빠져 꽉 막힌 경우는 없었다. 당신이 진정한 작가이고 뭔가 할 말이 있다면 못쓰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실패작”이라고 할 만큼 가혹하다. 심지어 <맨해튼> 을 끝냈을 때 이 영화를 폐기할 수 있다면 다음 영화는 한 푼도 받지 않고 만들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고백한다. 그가 스스로 꼽는 성공작은 <스타더스트 메모리스> <젤리그> <카이로의 붉은 장미> <부부들> 네 편이다.

‘꿈의 도시’ 뉴욕에 대한 첫 기억, 고등학교를 향하는 대신 지하철을 타고 찾아갔던 ‘원더랜드’ 타임스 스퀘어와 42번가, 재즈에 대한 열정,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아 패로와의 소송 사건 등도 담겨있다. 지금은 아내가 된 패로의 입양아 순이 프레빈에 대해 그는 “우리는 혹독한 공포의 시간을 함께 견뎌냈고, 세상 모두가 우리와 맞서고 있는 것 같은 상황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창작을 계속하고 있는 앨런은 현재 스칼렛 요한슨과 페넬로페 크루즈 주연의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를 촬영 중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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