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지기 맏형들 "올림픽 반드시 가자" 맹세
'19년 지기' 손민한(33ㆍ롯데)과 진갑용(34ㆍ삼성)이 베이징올림픽 본선티켓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손민한과 진갑용이 함께 태극마크를 단 것은 지난 2006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2년 만이다. 손민한은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진갑용은 대표팀 주장이다. '완장'과 '완장'의 만남이다.
'부산 사나이' 손민한과 진갑용은 지난 90년 부산고에 입학하면서부터 한솥밥을 먹기 시작했다. 손민한은 대연초-대천중, 진갑용은 하단초-초량중을 나온 만큼 중학교 때까지는 '적군'이었지만 부산고에 들어가면서 '동지'가 됐다.
고교 시절 부산고를 '무적'으로 이끌었던 손민한과 진갑용은 나란히 고려대에 진학한 뒤로도 신화를 이어갔다. 둘은 1년 선배인 조성민(고려대 인스트럭터) 김종국(KIA) 손혁(전 두산) 홍원기(센테니얼) 등과 함께 고려대를 대학 최강에 올려놓았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97년 둘의 운명은 갈렸다. 손민한은 연고 구단인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진갑용은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OB(현 두산)의 품에 안겼다. 프로에 들어온 뒤로 둘은 라이벌로 만나야 했지만 우정은 오히려 더 돈독해졌다.
WBC 이후 대표팀에서 다시 만난 손민한과 진갑용이 두 손을 굳게 맞잡았다. 내년에 제2회 WBC가 있지만 사실상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베이징올림픽 본선티켓만을 생각하고 있다. 더구나 둘은 대표팀 투수와 포수의 맏형인 만큼 어깨가 무겁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은 국제대회(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손민한은 2006년 WBC 때 2승을 따내며 한국 4강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미국과의 대결에서는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국제대회 성적은 6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68.
볼배합에 있어서 박경완(SK)과 자웅을 겨루는 진갑용도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포수다. 진갑용은 드림팀 Ⅰ이 출범한 98년 방콕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시작으로 WBC까지 총 5개 국제대회에서 마스크를 썼다. 타격성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포수로서 투수리드만큼은 'A학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볼배합이 관건인 단기전에서 진갑용이 발탁된 이유다.
손민한과 진갑용을 바라보는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시선은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무한신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손민한과 진갑용의 '19년 우정'의 결실이 베이징올림픽 본선티켓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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