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이어 코치들까지 반발
선수들에 이어 코칭스태프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고통분담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다. 센테니얼 야구단(가칭)의 복안대로 연봉계약이 이뤄질 경우 코칭스태프 급여 수준은 10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22일 센테니얼 야구단에 따르면 박노준 단장은 20일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와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7,000만원에서 2,500만원 삭감된 4,500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코치는 곧바로 사표를 낸 뒤 대표팀에 합류, 대만으로 떠나버렸다.
김 코치뿐 아니다. 다른 코치들도 대부분 4,000만~5,000만원에서 연봉이 결정될 게 확실시된다. 4,000만원은 코치 초년의 연봉도 안 되지만 센테니얼은 연차나 경력에 관계 없이 4,000만~5,000만원 선에서 일괄적으로 코치들의 연봉계약을 마칠 생각이다.
경력이 10년도 훨씬 넘는 한 베테랑 코치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문제다. 10년 이상 프로야구에서 코치를 지냈는데 초년병과 같은 대우를 받으라는 것은 좀 심한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감독이 1억원, 수석코치가 6,000만원인데 일반코치가 그보다 더 달라는 것도 우습지 않냐"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센테니얼은 지난 4일 이광환 초대 감독을 선임하면서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원에 2년 계약을 했다. 연봉 1억원이라면 10년 전 수준이다. 지난 2000년 말 김성한 전 감독이 해태와 계약할 때 조건이 계약금, 연봉 각 9,000만원이었다. 당시 해태는 모기업이 IMF 이후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릴 때였다.
2001년 해태를 인수한 KIA는 "감독의 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이듬해 김 전 감독의 연봉을 1억2,000만원으로 올려줬다.
한 전직 현대 코치는 "박 단장이 야구를 안 해본 사람이라면 백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고 자부하는 단장이 4,000만원 받는 선수의 연봉을 절반으로 깎겠다고 하지 않나, 10년이 넘는 코치에게 5,000만원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한다는 것은 야구를 10년 전으로 되돌리자는 말밖에 안 된다. 메이저리그식 운영이 아니라 야구를 망치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한 KBO 관계자도 사견을 전제로 "100억원 짜리 스폰서 계약도 했으니까 적어도 저액 연봉 선수들에 한해서는 합당한 대우를 해줬으면 한다. 무조건 깎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그럴 경우 선수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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