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민노 의원 전원 불참 '파행'한나라 "합의한 내용 뒤엎나"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법사위 상정을 놓고 하루종일 싸움을 계속하다 오후 5시 겨우 합의안을 마련해 법사위를 통과시켰다.
당초 이날 법사위 심의는 오전 9시에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2차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쟁점은 산업기술연구회와 개성공단의 소관 부처 문제였다. 한나라당은 21일 행자위에서 합의한 대로 이들 기관을 신설되는 지식경제부 산하에 두자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산업기술연구회는 교육과학기술부로, 개성공단은 통일부로 소관부처를 옮겨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청소년위원회 기능을 여성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주영 의원은 "이미 양당이 합의한 내용을 엎어버리자는 것이냐"며 "법사위는 법체계나 자구를 심사하는 곳이지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 아니다.
행자위에서 통과된 내용을 뒤바꾸면 월권행위"라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양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검토해 다툼이 없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문제된 부분만 합의를 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합의서에 없는 부분은 원안 그대로 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가세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놀부 생떼쓰기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간사인 이상민 의원은 "정부조직 개편 합의정신에 따라 소관부처를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산업기술연구회에 대해 "인재과학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바뀌며 과학과 기술이 통합됐으니 지식경제부는 손을 떼야 한다"며 "통일부도 존치한 만큼 개성공단을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행자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가결만 하고 자리를 떴다. 심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법안이 자구도 틀리고 엉망"이라며 "졸속으로 처리하는데 우리더러 동참하라는 것이냐"고 맞섰다.
이날 한나라당은 법사위원 전원에게 소집령을 내리고 법안처리에 의욕을 보였지만 양당 간사 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후에 양당 원내대표가 나서 산업기술연구회를 지식경제부로, 개성공단은 통일부로, 여성부는 원안대로 가는 절충안에 극적으로 타협했고, 개정안은 오후 5시 열린 법사위를 통과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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