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한 9단 ● 박정상 9단
<장면 2> 좌변에서 백이 약간의 실리를 탐하는 사이 흑돌이 좌상쪽에 마치 오목 형태처럼 놓이자 중앙 백돌이 매우 위험해졌다. 아무래도 전체를 다 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최철한이 백1로 멀찌감치 다가간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 장면>
박정상으로서는 일단 흑2로 차단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 최철한의 다음 착수가 아주 이상했다. 당시 초읽기에 몰린 상태였으므로 백3, 5로 시간 연장책을 쓰면서 한참 고민하다 백7로 붙였는데 실은 이 수가 거의 패착이나 다름없는 큰 실수다.
정답부터 밝히자면 백7로는 <참고도> 1쪽에서 붙이는 게 옳았다. 2, 4 때 5, 7로 간명하게 처리, 꼬리는 떼어주고 아래쪽 흑 한 점을 빵때림해서 백이 충분한 형세다. 실전에서는 최철한이 엉뚱하게 백7로 두는 바람에 흑8, 10을 당하고 보니, 아무런 후속 수단이 없다. 결국 흑20까지 중앙 백돌이 크게 잡혔다. 참고도>
하지만 그 동안 백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렇게 손해를 보고도 아직 백이 괜찮은 형세였는데, 이후 끝내기 과정에서 계속 조금씩 손해를 보더니 결국 딱 반 집을 지고 말았다.
확실히 요즘 '독사' 최철한에게서 '독기'가 다 빠진 것 같아 안타깝다. 반면 박정상은 새해 들어 심기일전의 각오로 머리를 빡빡 밀었는데 '삭발 투혼'이 효과를 거둔 셈이다.
박영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