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용 특검팀의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무혐의 결정은 4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간단한 셈법으로는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정치검찰에 의한 수사결과는 원천무효"라며 특검을 밀어붙인 통합민주당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한나라당에선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국민적 심판이 있을 것"(나경원 대변인)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 당선인에 대한 무혐의 결정이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총선까지 한 달 이상 남아 있어 시간적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예방주사를 맞듯 "특검에서도 별 것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무혐의 결정이 주는 인상이 강렬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정치권의 총선 전쟁이 본격화하는 3월이 되면 공천 파동 등 굵직굵직한 현안과 이슈들이 터져 나올 것이고, 특검의 무혐의 결정은 바로 잊혀질 것"이라며 "총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는 "한나라당이 통합민주당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세력'으로 몰아 고삐를 죄려고 할 것"이라며 "그러나 통합민주당은 이미 충분히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별로 더 잃을 것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나라당에선 "총선에선 네거티브에 대한 반박논거 정도밖에는 활용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터닝포인트'로서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총선에 직접적인 충격은 미미하지만 간접적 영향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낮은 평가 등으로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의 하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특검 결과가 취임식과 맞물리면서 상승세로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이번 총선은 견제론과 국정안정론 간의 대결구도인데 최근 들어 견제론이 갈수록 힘을 얻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특검의 발표 이후 '대통령을 중심으로 잘해 보자'는 쪽으로 여론이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으로선 이 당선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도덕적 결함 의혹이 완전 해소되면서 불확실한 총선악재를 제거, 홀가분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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