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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하반기 일단 진정세… 급락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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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하반기 일단 진정세… 급락은 없어"

입력
2008.02.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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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인플레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수급 불균형, 그리고 사재기 등 투기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상반기를 기점으로 가격 급등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하락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발 인플레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는 1차적인 원인은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되고 있다.

원유나 곡물 등 원자재는 공산품과 달리 공급이 제한적이다. 오히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텍사스 정유공장 폭발 사고 등 공급 축소 요인만 있다. 반면,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세계 경제 둔화 속에서도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은 연평균 10%를 넘나드는 고성장을 하며 곡물, 원유 등 국제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투기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글로벌 유동자금이 금, 원유, 곡물 등 원자재에 몰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향후 추가 상승에 대비한 사재기 열풍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유값 상승이 대체 에너지 수요를 늘리면서 원료가 되는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더욱 뛰는 추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금의 가격 수준이 정점 부근에 있다고 진단한다. 일시적으로는 추가 상승할 수 있지만,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얘기다.

장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는다면 전세계적인 원자재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하반기부터 다소 누그러진다는 전제 아래 원자재 투기 자금이 다시 주식 등 금융시장으로 서서히 ‘U턴’하면서 투기 수요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격 급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한동안 고공 행진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위원은 “만약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다면 OPEC이 감산에 나서는 등 대응조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유가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했다. 신흥국 수요도 가격을 지속적으로 떠받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뉴웨이브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 스투 플러라지는 “중국과 인도가 주요 산업국가로 자리매김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그냥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거품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명백히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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