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 마지막 날, 한껏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새로운 각오로 한 해를 맞이하려는 순간, TV자막으로 전해진 속보에 이어 생중계로 전해진 국보 1호 숭례문의 화재에 전 국민이 발을 동동 굴렀다. 화재 속에 무너지는 숭례문을 보면서 국민들의 마음도 함께 녹아내렸다. 충격과 실의에 빠진 국민들은 한국인의 지존심도 함께 타 버렸다고 분노했다.
■ 안타까운 숭례문 소실사건
왜 우리는 이처럼 한상 소를 잃고 난 뒤에야 외양간을 고치는 걸까? 중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2007년 5월 12일 저녁,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가 한 정신질환자의 방화로 일부 훼손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관련 당국은 사건발생 직후 톈안먼 누각으로 입장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그 일대의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중국은 2002년 10월에 개정된 새 문화재보호법을 반포하였다. 법령은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국민들의 의무와 문화재관리국(중국에서는 '문물국(文物局)'이라 칭함)부터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부서별 책임소지를 명시하고 있으며 또 법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하고 있다. 특히 국가의 중요한 문화재는 경비가 삼엄하여 야간에는 외부인의 침입이 불가능하다.
현재 중국은 1860년에 영국과 프랑스연합군에 의해 소실된 웬밍웬(圓明園ㆍ원명원)의 재건을 놓고 찬반여론이 뜨겁다. 찬성론자들은 국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하고 반대론자들은 아픈 역사의 증거물로 재건하더라도 그 역사적 가치는 재건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 문물보호기금회와 헝띠엔(橫店)의 화?X(華夏)문화발전기금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웬밍웬 문물보호 전용기금회'가 정식으로 가동되었다. 비록 아픈 역사를 이기고 지금까지 보존해온 숭례문과 차이는 있겠지만 역사적 가치를 재건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생활 14년, 지난 10여 년을 돌아보면 97년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서민들의 가계경제는 날로 악화되었다. 그사이 정권은 세 번 교체되었다. 선거 때마다 대통령후보나 국회의원 출마자들은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또 경제회생을 약속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 반면, 국제유가와 원자재의 가격폭등으로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가계부담도 날로 가중되고 있다. 중산층이 사라진 한국, 기형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그만큼 빈부격차는 더욱 커졌다.
■ 이제 남 탓은 제발 그만
지난 10년간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날로 늘어나 단돈 몇 만원에 사람의 목숨이 오고 가고 타인에 대한 불신의 벽은 더욱 높아져만 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반성하기는커녕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또 남을 탓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뒤돌아볼 시간이다.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하고 자신의 잘못은 과감히 반성하며 또 과오를 재범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자. 그럼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에 한강의 기적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국민들 모두가 자신을 태워 남을 밝혀주는 촛불이 되라고 한다면 그것은 필자의 지나친 욕심일까?
차이쩐위 한국외대 통역협회 중국어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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